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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은 속일 수 없다
속이면 속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일입니다.
우리 백성들, 정말로 얼마나 속고 살아왔는가요.
그러나 속아주는 척은 하지만,
참으로 속아 넘어가는 백성은 없다는 것이
다산 정약용의 생각이었습니다.
세상만사란 비밀스러운 것만으로는 해결될 수가 없어,
아무리 몰래 숨기고 하는 일이지만,
반드시 그 일의 징조나 낌새는 나타나기 마련이어서
절대로 탄로 나지 않는 비밀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 중에서도
가장 속이기 어려운 존재가
가장 어리석게 보이는 일반 백성들이라는
다산의 주장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1801년 봄에 감옥에 갇혀,
국청에 나가 국문을 받았던 다산은
죄가 없다는 판명이 났지만,
석방을 반대하던 한 사람의 대신(大臣) 때문에
경상도의 장기현(長鬐縣)으로 기약 없는
유배살이를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지내며 슬프고 서러운 삶을 달래느라
많은 시를 짓고 읊었습니다.
「고시(古詩)27수」라는 시의 한편은 의미가 깊습니다.
숲 속에 표범이 숨어있어도 文豹伏林中
나무 위의 까막까치 울어대고 烏鵲樹頭嗔
울타리 사이 긴 뱀 걸려있어도 長蛇掛籬間
참새 떼 조잘대며 사람에게 알리네 瓦雀噪報人
개 백정이 올가미 들고 지나가면 狗屠帶索過
뭇 개들 사방에서 시끄럽게 짓네 群吠鬧四隣
새나 짐승 마음 속 감추지 못해 禽獸不藏怒
귀신처럼 알기도 잘 안다네 其知乃如神
포악한 마음이야 밖으로 나타나는 법 內虐必外著
어리석은 백성인들 어떻게 속일 건가 何以欺愚民
인의예지 네 덕성 모두 아름답지만 四德雖竝美
군자는 언제나 인(仁)을 제일로 여긴다네 君子每先仁
살아있는 풀인들 밟지 않는다니 生草猶不履
그런 기린은 얼마나 어진 동물인가 賢哉彼麒麟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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