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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손의발길

[스크랩] 구룡령 옛길(양양~홍천)

 

 

 

구룡령 옛길은 강원도 양양군 서면 갈천리에서 홍천군 내면 명개리로 이어지는 길로

조선시대 양양에서 한양으로 가던 주요한 고개였습니다. 

1874년 옛길과 1km 정도의 거리에 새 도로가 개통되면서 옛길의 역할은 줄어들게 되었고

 일본침략시대때에는 자동차길로 확장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원래 장구목으로 불리던 고개가 구룡령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1994년 56번 국도가 2차선 아스팔트도로로 확포장되면서  

구룡령옛길은 완전히 잊혀진 길이 되고 말았던 것을 갈천리 주민들의 노력으로

갈천리에서 옛 구룡령 정상까지 2.76km의 옛길이 거의 원형 그대로 복원되어

2007년 12월 17일 명승 제29호로 지정되었습니다.

구룡령 옛길은 문경새재길, 죽령길, 문경의 토끼비리(관갑천 잔도)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길로써는 4개 뿐인 문화재가 되었고, 

지금은 옛길 정상에서 명개리까지 3.7km도 완전하게 복원되었습니다.


구룡령 옛길의 전 코스는 양양 갈천리나 홍천 명개리에서 시작하여

옛 구룡령고개를 넘어가는 약 6.5km 거리입니다.

 옛길의 전 코스를 넘어가자면 1,000m가 넘는 고개를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힘듭니다.  

그러나 고갯길은 소와 말이 짐을 싣고 넘고 보수상이 넘고, 신행길의 가마가 넘어갈 수 있도록

구불구불 돌아가며 완만하게 이어집니다. 가파른 산길로 정상으로 바로 치고 올라가는 등산로 와는 다릅니다. 


쉽게 구룡령 옛길을 걸을 수 있는 방법은 현재의 구룡령 고개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1.6km정도 북쪽으로 간 다음 옛길의 정상에서 갈천리나 명개리 쪽으로 내려가는 방법입니다. 

옛길의 정상(1,089m)에서 갈천리 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순하게 이어지는 길과 함께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숲에 감탄하게 됩니다.

피나무, 박달나무, 서어나무, 고로쇠나무, 층층나무, 산벚나무 등 굵은 활엽수들이  

심신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고갯길을 절반 정도 내려오면 나타나는 아람드리 금강소나무들이 절로 감탄하게 만듭니다.

둘레 1~2미터, 높이 20여 미터에 이르는 금강소나무들은 1989년 경복궁을 복원하면서 많이 벌채되었지만

지금도 그 기상을 여전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내려오는 길에 횟돌반쟁이, 솔반쟁이, 묘반쟁이, 금강소나무, 옛날삭도 등 볼거리도 여럿 있습니다.

반쟁이란 원래 아흔 아홉 구비의 중간을 뜻하는 반정(半程)이 변한 사투리인데

중간중간의 쉼터란 뜻으로 뜻이 확장된 말입니다.


'횟돌반쟁이'란 무덤의 관을 묻을 때 횟가루로 쓰는 횟돌이 나는 곳이라 붙은 이름이고,

솔반쟁이'란 주변에 아람드리 소나무들이 많았던 데서 유래하며,

'묘반쟁이'에는 좀 슬픈 듯한 사연도 있습니다.

옛날 양양과 홍천의 경계가 불분명 할 때 양쪽 고을의 수령들이 한날 한시에 출발하여 만나는 곳을

경계로 삼기도 하였는데, 양양고을 수령이 늙어 힘이 없음을 걱정하자 

한 젊은이가 수령을 업고 명개리까지 뛰어가 명개리가 양 고을의 경계로 정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청년은 너무 지친 나머지 쓰러져 죽었고 그 자리에 묘를 남겼다고 하여 묘반쟁이로 불립니다. 

이야기는 이야깃거리일 뿐입니다.

한 번만 되짚어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길을 찿아내고 얘깃거리를 만들려고

노력한 주민들의 성의가 가상해 보입니다.


곳이어 옛날 삭도의 흔적을 만납니다.

일제 말기 철광과 목재를 수탈해가기 위해 전국토의 골짜기 구석구석까지 파고들었던 흔적입니다.

삭도를 지나면 수령 180년된 거대한 금강송을 만나게 되고 길은 갈천천 개울에서 끝나게 됩니다.

능선의 중간중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내려왔지만

중복을 앞둔 무더운 날씨에 만나는 맑은 개울은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단풍이 드는 가을에 가면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었습니다.

 

 

 

 

 56번 국도 구룡령 정상(1,013m)은 백두대간이 지나는 곳입니다.

 고개위로 생태이동 통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대간으로 올라가려면 홍천방향으로 200미터쯤 내려와서 우회로를 이용해야 합니다.

 

 

 

 

 구령령에서 백두대간으로 올라가는 초입입니다.

등산안내센터 앞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나무계단이 가파릅니다...

우리가 조금 돌아가서 동물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창마줄만 하겠지요..

 

 

 

 

 

 

 가파른 계단을 150미터 정도 오르면 능선을 만나고 백두대간 이정표가 있습니다.

 

 

 

 

 

 구룡령 옛길로 가는 백두대간 길입니다. 여기는 대간길도 순하고 좋습니다.

 

 

 

 

 

 

 

 구룡령 옛길 정상... 정확히 말하자면 옛 구룡령(1,089m)입니다.

왼쪽은 홍천 명개리 방향, 오른쪽은 양양 갈천리 방향입니다.

 

 

 

 

 

구룡령 옛길 표지판

 

 

 

 

 구룡령 옛길 고갯마루... 행상을 펼칠 정도의 공터가 있습니다.

 

 

 

 

 양양 갈천리로 내려가는길... 서어나무 숲 아래로 오솔길이 이어진다.

 

 

 

 

 

 햇살이 뜨겁지만 활엽수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길은 순하게 이어진다.

 

 

 

 구룡령 옛길을 내려오다 보면 아람드리 금강소나무를 여럿 만날 수 있다.

 

 

 

 박달나무입니다.

 

 

 

 

 

 솔반쟁이... 소나무는 경복궁 복원사업으로 베어지고 지금은 공터만...

 

  

 

 

묘반쟁이... 수령을 업고 달렸던 그 옛날 청년의 무덤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신갈나무입니다.

 

 

 

 

 

 금강송 쉼터.....

 

 

 

 

 

 

 금강소나무... 둘레 2.7미터, 높이 25미터 수령 180년 이상...

백두대간을 따라 분포하는 소나무의 한 품종으로 줄기가 곧고 재질이 뛰어난 소나무 입니다.

 

 

 

 

 소나무와 활엽수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유순한 길을 넘어갑니다.

 

 

 

 

 

 피나무... 고급목재로 쓰이는 대표적인 활엽수

 

 

 

 

구룡령 옛길이 끝나는 곳(역시 시작하는 곳)에서 맑고 시원한 갈천천을 만났다.

폭염속에 당장이라도 뛰어들고픈 계곡에서 옛길을 걷고 내려온 선남선녀를 만났다.

시원한 맥주 한캔에 담배 한개비까지 얻어 피우고나니 세상 부러울 것 없다.

청하기도 전에 마음을 베풀어주신 이름도 모르는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출처 : 포항 소나무산악회
글쓴이 : 부원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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