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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

그런 당신을 어머니라 부릅니다

 

 

 

그런 당신을 어머니라 부릅니다

그런 당신을 어머니라 부릅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어리로 부뚜막에 앉아 대충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생각없다.식구들 다 먹이고 당신은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다 헤진 발 뒤꿈치가 이불에 걸려 소리 나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남편은 화내고 자식들은 속썩여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보고 싶다고 넋두리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한밤중 자다 깼을 때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어머니를 보았습니다.
아!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후 철이들어서,어렴풋이 기억납니다.

내가 유치원 다니던 시절,밤에 고열로 아파할
나를 들쳐 업고 병원으로 데려갔던 당신.그때
보았습니다.당신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처음으로 반장이 된 다음날 빵과 우유를 50개씩
싸 와서 반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 주던 당신,
당신에게 짜증을 부렸습니다.창피하게 학교 까지
왜 왔느냐고,
그때 난 보았습니다. 그렇게 버르장머리 없는 나
자랑스럽게 바라보시던 당신의 미소를...
초등학교 5학년 보이스카웃 여행 때,
당신도 따라왔습니다.가는 곳마다 뒤를 따라다
내 모습을 사진에 담아냈던 당신,
유난히도 사진찍는 것을 싫어하는 나는 그런 당신
에게 또 짜증을 냈습니다.그때 난 보았습니다.
당신의 민망하고도 어색해 하는 웃음을...
우리집은 그리 잘 살지 않았고,갈비를 먹고 싶다고
졸라대도 당신은 사줄 돈이 없었습니다.모으고 모은
돈으로 하루는 나에게 갈비를 2인분이나 사 주었던
당신, 그때 난 보았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찬밥을 드시는 당신의 모습을,
이류대학에 입학했을 때, 당신이 마음 속으로
대단히 실망하셨던걸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내가
죽을까나에게 잘했다고,수고 했다고 다독거려 준
당신.그때 난 보았습니다.당신의 미소뒤에 숨어있는
아쉬움과 서글픔을...
군대 훈련소에서 조교 눈을 피해 몰래 당신에게
전화를 했었습니다.당신은 뛸 듯이 기뻐했지만,조교
눈에 들킬까 봐 채 1분도 통화를 못 하고 끓어야
습니다. 그때 난 느꼈습니다.
전화를 끓을 때 잦아드는 당신의 젖은 목소리를...
고참에게 매일 정강이를 채이고,군대에서 휴가를
나왔을 때. 당신은 내가 잠들어있는 방에 들어와 내
모습을 바라보다가 우연히 통통 부어있는 정강이를
보았습니다.자는 척 하고 있었지만 그때,
난 들었습니다.당신이 소리 죽여 우는 것을...
내가 나이가 60이 지나고 당신이 구십 살의 노인이
되었을 때에도 난 볼 수 있을겁니다.
내 걱정에 항상 마음조일 당신의 안스러운 모습을.
-그런 당신을 나는 어머니라 부릅니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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